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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1990년 연재大河實錄
言論외길 43년
趙德松 전남일보 논설고문
휴전협정 성립에 앞서 꼭 적고 넘어가야 할 차례가 되는 6·25와 관련된 역사의 한 페이지가 있다. 그리고 이에 앞서 기필코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있으며, <6.25와 관련된 역사의 한 페이지>의 주인공과 <기필코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인물>과는 아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1990년5월15일자 <조선일보>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실렸다.ㅡ이영근(李榮根) 일본<통일일보사(統一日報)>회장(71)이 14일 오전 1시50분 도쿄(東京) 국립암센터에서 간암으로 별세했다. 이회장은 조봉암(曺奉岩) 초대농림장관의 비서실장 재직시 농지개혁에 깊이 관여하였으며 1958년 일본으로 망명, 일본어 일간지 <통일보>, 영문 월간지<원코리아>, 한국어 월간지 <통일> 등을 발간했고, 조총련계동포 모국방문단 구상을 제기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윤근씨와 한양대(漢陽大) 금속공학과 교수인 외아들 경섭(經燮)씨, 출가한 딸이 있으며, 장례식은 한 달 후 <통일보사> 사장(社葬)으로 치러진다.ㅡ
이 기사와 함께 좀 수척해 보이는 갸름한 얼굴과 따뜻한 눈매이나 그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있는 고인의 사진이 게재됐었다. 그러고 나서 15일 후인 5월25일 노태우대통령 방일(訪日)중, 정부는 이원경(李源京) 주일(駐日)대사를 통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追敍)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나는 고인의 별세 소식에 나 혼자만이 안다고 해야 할 나 나름의 충격을 받았었고, 정부의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소식에는 나 나름으로 가슴이 찡해지는 감개를 간직했다. 한 마디로, 그리고 통속적인 말로 고인의 생애는 파란만장의 그것이었고, 지도적 레벨의 진보적 지식인으로서는 이론과 실천을 아울러 갖추었고, 신조를 굽히지 않았던 초지일관의 생애를 살다 이영근씨는 갔다. 나는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고인의 뒤를 이은 이승목(李承牧)사장이 모든 편의를 <통일일보사>가 전담하여 초청해 주었고, 같은 케이스로 동행 참석한 나와 지면이 있는 인사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송남헌(宋南憲=金奎植박사前비서실장, 민족통일촉진회대표최고위원), 이건호(李健鎬=前이화여대대학원장), 박병배(朴炳培=前국회의원), 최호진(崔虎鎭=원로 경제학자), 윤길중(尹吉重=국회의원, 前進步黨간사장), 박진목(朴進穆=前통일일보사 이사), 안춘생(安椿生=독립기념관장), 남재희(南載熙=국회의원), 허문도(許文道=前문공부장관), 조일제(趙一濟=前국회의원, 해외교포문제연구소장), 이영일(李榮一=前국회의원), 서강화(徐康和=前조선일보 편집위원), 방길영(方吉榮=통일일사 서울지사장), 등 제씨였고, 그 밖에도 서울에서 동행한 인사가 10여명 더 있었다. (앞에 적은 인사들 중 <통일일보사>前이사였던 박진목씨가 휴전협정 성립전 꼭 적고 넘어가야 할 한 페이지 역사의 주인공임을 미리 말해 둔다)
ㅡ 이영근형, 형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재작년 봄이었고 장소는 <통일일보>사장실이었습니다.
형은 불치의 병(암.필자)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지팡이를 짚고 나를 맞아,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의 굳은 의지와 정열을 보여 주었을 때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감명을 받았습니다. 민족의 민주적 역량을 결집해서 자주적 민주적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형은 슬기와 정열의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고난과 역경(逆境)을 뚫고 넘어 파란만장의 생애를 마쳤습니다.형의 일생은 바로, 한국지성의 역사의 현장 그것이었습니다.
南北韓 양쪽서 미움 받은 李榮根씨파란만장한 삶의 진보적 지식인 내가 형을 깊이 알게 된 것은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의 6·25와중의 부산(釜山)이었으니 어느새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형은 죽산 조봉암(曺奉岩)선생을 도우면서 농지개혁과 곡가(穀價) 안정을 위한 자유 수매(收買) 제도 확립, 농민협동조합 결성 등 조국근대화. 민주발전의 기초작업에 진력하고 나서 농민회의 개최 등 농민의 권익옹호를 위한 조직강화에 열중하고 있었던 때입니다.
이데올로기의 도그마와 해방의 미명 아래 동족상잔 민족말살의 국제역학(力學)의 꼭두각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을 때, 가슴이 찢어질 듯한 격분과 비통 속에서, 형은 민족의 지성을 회복하여 민족자존, 민주평화통일의 대원칙을 굳게 지켜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깊은 자각의 선구자였습니다.
이와 같은 민족의 비원(悲願)을 정치의 현실에 반영키 위해 심혈을 기울여 이를 추진하고 있을 때, 한 쪽에서는 이미 죽산 선생 제거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고 , 형 또한 북에서는 북쪽대로 남에서는 남쪽대로 말살의 대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형에게는 어마어마한 대남(對南) 간첩단이란 올가미를 씌워 군재단심에서 처단하려 할 때, 나는 변호인의 자격으로 이 음모를 깊이 알게 되었고 형의 고매한 인격에도 접하게도 되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죽산 선생은 법적암살(法的暗殺)을 당했고 형 또한 망명(亡命)의 고충을 맛보게 됐었습니다.형은 민족의 자존·독립의식에 투철한 민족주의자였습니다. 형은 민족의 역량을 육성하기 위해 혹은 배움의 터전을 머련하기도 하고, 혹은 <태양신문(太陽新聞)>, <민족일보(民族日報)>, 통일일보 등 언론을 통해서 민족역량 배양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형은 자유와 정의가 실현되는 역사의 발전원칙을 신봉하는 진보주의자였습니다. 그러했기에 형은 어떠한 미명하에 독재체제나 인간우상화의 영웅주의에도 반대하였고, 인간화, 민주화, 평화의 편에 서서 싸웠습니다. 우리나라의 혁신계(革新系) 제정당ㅡ 멀리는 여운형 선생의 근민당(勤民黨), 6·25 후의 진보당, 민주혁신당, 4·19 후의 사회대중당, 통일사회당 등 형이 관여하거나, 직접 간접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정당은 없었습니다.
형은 또한 망명 중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민족일보>를 창간하여 투쟁을 계속하여 오늘의 자주, 민주통일의 정도를 열어나가는 데 있어 선구자적 기여를 다했습니다.형의 업적은 형의 인간적 수난의 아픔을 잊어버리게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일제의 쇠사슬을 끊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 일본땅에서, 생애를 미치지 않으면 안됐던 운명의 장난은 형만의 사무치는 한일 것입니다.
한 편으로 처자식과 개인의 행복을 버리고 오로지 역사적 사명에만 몸을 불태웠던 그 고달픔은 형만이 아는 순정이기도 할 것입니다.형의 육신은 비록 떠났다 해도 형을 마음으로부터 추모하는 지기들이 멀리 조국에서, 일본 각지에서 이곳에 모였고, 형의 업적과 정신은 모든 후진들의 가슴에서 맥맥이 살아나갈 것입니다. 동경(東京)에 남긴 <통일일보>는 겨레의 권익옹호와 동포에의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여, 인간의 존엄과 민족의 자존, 민주,평화통일의 역사 창조를 통해 세계사의 신기원(新紀元)을 향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입니다.ㅡ
이상은 1990년 6월16일 고 이영근씨의 영결식이 일본 동경 아오야마 장의장(葬儀場)에서 치러졌을 때 고인의 영전(靈前)에 절절(切切)히 토로한 윤길중씨의 조사(弔辭)를 필자 나름대로 좀 줄여본 내용이다.
줄였음에도 다소 길어진 까닭은 윤길중씨 말고도 송남헌씨, 이건호씨,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 단장 박병헌(朴炳憲)씨 등의 조사도 잇따라, 한가지로 애절함에 찬 이 분들의 뜻도 묶어 대표케 하려 한 데서이고, 나의 주관적 판단으로, 윤길중씨 조사에도 담겨 있듯 한 때 고락을 함께 한 바도 있었다 할 고인과 윤길중씨의 정치적 인간적 관계성이 그 누구보다도 진했던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기도 하다.満洲 등지서 抗日운동에 참여어떠한 독재, 영웅주의도 반대, 아무튼 윤길중씨의 고인에 대한 조사 내용에서 <압축된 한국현대사의 단면(斷面)을 본다>는 느낌을 나는 지우지 못한다.
<월간조선(月刊朝鮮)>은「통일일보 회장 故이영근 회고록」제하(題下)에 「조국통일 논리에 헌신하면서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다 간 한 진보적 지식인의 해방직후사」를 90년 8월호와 9월호에 나누어 실었다.―8·15해방 25주년••• 이날을 나는 기구하게도 일본에서 착잡한 기분으로 맞이한다. 조국의 현상을 보면 가령 본국에서 이날을 맞이했어도 안타까운 심경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25년전의 부푼 8월15일.일제식민지로부터의 해방에 가슴으로 그렸던 조국의 장래에의 꿈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4반세기에 걸친 민족의 시련,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비업(丕業)에 쓰러진 수많은 선배들과 동지들의 원한. 서울에서 해방의 감격을 함께 나누었던 사이이면서도, 지금은 남북으로 갈라 헤어져서 이날을 함께 축하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소식조차 서로 전할 수 없는 비애. 거듭 말해서 비록 25주년 전과 같이 서울에서 이날을 맞이하였다 해도 아무와도 만남 없이 홀로 침통한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 90년인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20년전이 되는 70년에 쓴 해방 직후를 되돌아본 회고록의 서두를 고인은 이와 같이 시작하고 있다. 특히 「거듭 말해서 비록 25년전과 같이 서울에서 이날을 맞이했다 해도 아무와도 만남 없이 홀로 침통한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적은 대목에서 < 왜 고인은 당시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심경(心境)에 빠져 있었을까?>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하나 고인을 좀 아는 처지에 있었다 할 나로서는 그 심경의 일단을 알만 하다고 독백(獨白)을 해보고 있다.
나의 「독백」의 연유를 애기하려면 윤길중씨의 조사내용을 낱낱이 부연하고 덧붙여서 풀이를 해야 할 노릇이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룬다고 치고, 간략히 고인의 해방 전후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나의 「독백」은 있음직도 한 일이라고 여겨줄 줄 믿는다.
이영근씨는 해방 1년 전인 44년 만주(滿 州) 등지에서 항일(抗일)운동에 투신하고 있던 중, 몽양 여운영씨의 지시로 국내 동지들과 손잡고 비밀지하조직인 「건국동맹(建國同盟)」에 참여했고, 해방후에는 몽양이 이끄는 「건국준비위원회」 하부기관으로 동지들과 보안대를 발족시켜 치안문제를 담당하는 한편으로, 건준(建準) 청년들과 함께 몽양을 설득하여 송진우 김병로 백관수(白寬洙) 안재홍 제씨와, 허헌(許憲) 박헌영계 인물들을 회동케 해 사회(司會)를 맡아 보면서 좌우 행동통일 합의를 성사시켰으나 이승만의 귀국으로 수포화했고, 그후 「사회민주당」(당수 몽양의 동생 呂運弘씨)의 선전국장직을 맡았으나 동당이 단선 반대하게 되자, 다만 제주도(濟州島) 한 곳에서만이라도 우선 독립을 해 외국의 군정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영근씨의 주장이기도 했다.
이 논리의 연역(演繹)은 남이고 북이고 민족끼리의 자주통일국가 성취를 위해 외국군정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자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되겠고, 7·4공동성명이 나왔을 때에는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 3원칙 외에 「민주」의 원칙이 빠졌다고 누구보다도 먼저 지적한 고인이기도 했다. (注 : "3원칙 외에"라 표현하고 있으나 보다 정확히는 민족대단결은 방법상 원칙이 아니라 자세문제이고 통일하자는 것 자체가 민족대단결이므로 원칙에 포함시켜서는 안되며 그 자리에 들어 갈 민주의 원칙이 결락되었다는 것이라 하겠다) 나의「독백」의 전치사(前置詞)가 이 정도로 납득이 갈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이 말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면, 끈덕진 이념과 집념의 사나이 이영근씨는 한마디로 「통일메니어」였다.
물론 덮어 놓고의 그것이 아닌 남다른 통찰력과, 수준 높은 이론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행동력·실천력을 갖춘 그런 「통일메니어」였다. 이러한 문맥에서 윤길중씨가 조사에서 「형의 일생은 바로 한국 지성의 역사의 현장 그것이었다」는 많은 함축을 담아 묘파(描破)했음은 아주 타당하고, 넓고도 오랜 메아리로 간직되어야 할 헌사(獻詞)이다.
간첩단 죄목 씌워 재판에 회부, 윤길중(尹吉中)씨 변호로 겨우 생명 구하지만 그의 「침통함」에 대한 나로서의 심정적 해석은 달리 또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윤길중씨가 조사에서 언급한 「북에서는 북쪽대로 남에서는 남쪽대로 말살의 대상」이 돼 있다가 「어마어마한 간첩단이란 무고한 죄목이 뒤집어 씌워져 군사재판에서 엄단의 기도」까지 꾸며지는 곡절을 겪고 목숨을 걸어 망명을 결행한 사람으로서, 당시 아직도 자유스런 귀국이 허용되지않는 상황 앞에 가령 서울의 거리에서 해방의 날을 맞았다해도 어찌 침통 아닌 희열로 맞아질 수가 있겠는가. 진부한 얘기지만 말과 글은 인간의식의 표출이고 그 투사(投射)라했다. 그리고 걸출한 인간일수록 내면적으로 인생 기미(機微)에 민감하고 섬세하다고 했다.
프로이드의 말을 빌리면 자기 「의식」을 의식하지 못한다 해도, 인간의 행동에는 그 의식하지 못하는 「하의식(下意識)」이란 것이 표출된다고 했다.이영근씨가 생명을 구한 것은 당시 국회법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윤길중씨가 그의 변호인으로서 전력을 다한 법이론을 관철함으로써 그의 재판관할을 군재(軍裁)에서 민재(民裁) 쪽으로 넘겨 병보석을 가능케 했고, 결과론적으로는 망명의 여건을 만들어준 덕 때문이었다.
그 아슬아슬했던 고비의 얘기를 윤길중씨는, 고인의 장례를 끝낸 날 밤, 송남헌씨, 박진목씨, 그리고 「타이거 리」의 닉네임으로 통하는 <통일일보> 칼럼니스트이고 언론계 선배인 이석인(李錫寅)씨와 어울려 대취(大醉?)를 한 끝에 나에게 극히 짤막하게 들려주기에 처음 알았다. (하긴 당시 세태(世態)가 「빨갱이 잡는 귀신」으로 이름난 오제도(吳諸)검사가 어이없게도 「국제간첩단」으로 몰려 1년 안팎이나 「지하생활」을 해야 했고, 같은 공안검사 선우종원(鮮于宗源)씨 역시 같은 죄목을 뒤집어쓰고 8년 너머의 일본 망명생활을 해이 했던 시절이었다.) <월간조선>에 실린 8·15 25주년 회고록은 고인이 쓴 해가 70년이었고, 이해는 당시의 대통령 박정희씨가 북한의 통치 실체를 실질적으로 안정하는 이른바 「8·15평화통일구상선언」을 내놓은 해였다.
다음해 71년8월12일 최두선(崔斗善)대한적십자사총재가 북측에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제의했고, 1년의 예비회담 끝에 72년8월 나는 평양서의 제1차 본회담에 자문위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이래 70년대에 4차례, 12년 만에 재개된 85년의 9차평양회담 참석으로 도합 5차례 북녘 길을 다녀왔고, 아직 유일하게 바뀌지 않는 수석자문위원으로 실무기구에 몸을 담고 있으며, 70년대에 이런 일 저런 일로 일본왕래의 기회를 가졌었지만, 당시 <통일일보> 사장 이영근씨를 찾아보기 위해서는 얼마 동안 뜸을 들이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진작부터 이씨의 뒤를 이어 <통일일보> 사장으로 경영을 맡고, 한편으로 주필로서 건필을 휘두르고 있는 이승목씨와는 상당히 일찍 인사를 나누었다. 내 기억에 틀림 없다면 72년말쯤 민단(民團) 초청으로 남북대화관련 시국강연차 도쿄에 갔을 때, 어느 불고기집에서 이승목씨와 인사를 교환했던 것 같다. 그때의 이승목씨의 직책은 편집국장이었다.
그런 후부터 이승목씨는 남북대화 취재차 또는 기타 <통일일보> 관계 일로 가끔 서울에 오는 일이 있어 만나기를 거듭해 지기(知己)의 사이가 됐고, 내가 몸담고 있던 <조선일보>에 배달되는 <통일일보>를 통해 이승목씨의 대북(對北)관계, 곧 통일론 범주에 속하는 지식의 풍부함과 건필에 경탄을 하고, 나이의 높낮이를 떠나 나는 마음 속으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내가 이영근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이승목씨와의 교분이 쌓여 가면서 <통일일보>에 대한 친근감도 더해 갔던 73년 늦가을께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동안 3,4차례나 일본 나들이를 했으면서도 나는 나의 지난 「상처」로 해서 「몸조심」에 신경을 써서 창정 이영근씨를 찾는 것을 삼가 왔음을 여기 정직하게 적는다.
呂運亨씨와 李榮根씨는 해방 전 「건국동맹」 결성 때부터 정치적·인간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禁足令」 풀린 통일일보 李榮根씨 出入國이 자유로와 國內人士와 교유 하코네온천장(일본)에서의 이영근씨와 나와의 대화는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내가 보기에 이씨는 자기가 국내에 있는 몸이라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정치·사회적 안정을 이룩하는 데 앞장서 운동을 전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건만, 그렇지가 못한 처지임이 안타깝고 초조해 속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실은 그 무렵 전후 이영근씨에 대한 「금족령」이 풀려, 한 두 차례 서울을 다녀갔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나는 이씨에게도 또 이승목씨에게도 그 사실 여부를 묻지 않았다. 그리고 주일(駐日) 대사관 고위 직책자들이 이씨와 교유(交遊?)를 하고 있으며, 전서울대학 교수이며 통일원장관을 지낸 이용희(李用熙)박사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이 구면(舊面) 초면을 불구하고, 도쿄엘 가면 이씨를 찾는다는 풍문도 꽤 들었지만, 이 역시 나는 굳이 확인해 보려 하지 않았다.
이씨의 입·출국이 자유로워졌고, 대사관 고위직책자들과의 교유가 있고, 국내 저명인사들이 이씨를 방문하는 빈도수가 잦아졌다면 그것은 나로서 기뻐했으면 기뻐했지 걱정할 일이 아닌 때문이었고, 어려운 역정을 걸어온 이씨로서, 그만이 간직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 프라이버시 같은 것도 침범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국내 사정 얘기를 주고 받던 이씨가 느닷없이 화제를 바꾸었다.
『선우휘(鮮于輝=당시 <조선일보>주필)씨는 뚜렷한 민족주의자드그먼요」「?」, 이씨의 느닷없는 선우휘씨 민족주의자론에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이양반이 왜 갑자기 선우휘씨 얘기는 끄집어내는가?> 속으로 의아해 하면서 『이사장님 선우휘씨 얘기는 갑자기 왜?』하고 물어 보았다.
『그 사람의 컬럼에서 때로 해방 직후의 극우(極右)세력 냄새 비슷한 것을 느끼기도 했는데, 최근의 대일(對日), 대미(對美) 관계 글에서 본바탕이 그것이 아님을 알았고, 그보다도 그 사람의 「단독강화」 등의 소설이 순수한 민족감정과 민족정서를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어,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많은 공감을 느끼고 있어요」 나는 갑자기 끄집어낸 선우휘씨 민족주의자론의 근거와 동기를 비로소 알았고, 그의 박식이 부지런하고 정력적인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에서 오고 있음도 동시에 알았다.
나는 누구와 보다도 많은 술기회를 같이 하고 직속상사이기도 한 선우씨에 관한 얘기를 (선우씨 본인으로부터 들은대로) 전했다. 러시아어사전까지 입수해서 해방직후의 이북상황에 적응해 보려고 애썼지만, 그리고 존경했던 지난날의 스승으로부터 평안북도 학무(學務)관계 일을 함께 하자고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끝내 배기지 못하고 38선을 넘어온 내력이며, 천하의 수재들만 모였던 7년제 경성사범(京城師範)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한 그가 한때 훼이비아니즘에 공경을 갖기도 했고, 월남 후 <조선일보> 기자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여운영씨에게 인간적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었다는 등등을 얘기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여운형씨와 이영근씨와는 해방 전 「건국동맹」 결성시에서부터 끈끈한 정치적 인간적 관계에 있었다는 일을 떠올렸다. 『조동지, 서울 가시면 선우휘씨에게 꼭 한번 이 사람을 찾아달라고 전해 주시오』 이씨는 술을 상당량 들었는데도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나에게 그렇게 부탁했다.
나는 그렇게 할 것임을 약속했다. 한국의 언론 상황에서 당시 가장 소신 있는 필봉을 휘둘렀던 선우씨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말도 많았지만, 일본신문에 그 전문이 번역 소개된 그 해 6월의 이른바 「김대중 납치사건」에서 보인 당국의 우(愚)를 지탄하는 사설을 써 한때 당국의 기피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평소의 거의 직선적이라 할 국체(國體) 옹호 논진으로 해서 한두차례 「청와대」의 오찬대접을 받기도 했다는 사실 등을 나는 덧붙혀 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日本에서 李榮根 만나본 선우휘씨 “지난날의 복잡한 내력만 없다면그 사람 인물이던데! ”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선우씨에게 이영근씨의 부탁 말부터 전했다. 그러고 나서 두어달 후 선우씨는 신문사 일로 일본에 갈 일이 생겼다. 한 열흘 쯤인가 지나 돌아온 선우씨는, 이씨와 둘이서 3박4일간 여행을 했다면서 여행담을 선우씨 특유의 유머를 섞어 가면서 들려 주고는 『그 사람 인물이던데!』했다. 물론 이영근씨를 두고 한 말이었고 선우씨의 말은 『지난날의 복잡한 내력만 없다면 국무총리감이던데, 국무총리감•••.』으로 이어졌다.
나도 농을 섞어 맞장구를 쳤다. 「역시 경사(경성사범학교) 수석합격자의 눈은 다르구먼. 형안(炯眼)이오, 형안.... 그 형안의 인물을 보지도 않고 알아 본 저쪽도 형안이고...」.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몇 달 안 돼서였다. 하루는 송지영씨가 이영근씨가 서울에 와 코리아나 호텔에 들었다고 일러 주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호텔로 찾아갔다. 벨을 누르고 방안으로 들어서자 뜻밖에도 박진목(朴進穆=앞에서 휴전 성립 전 꼭 적고 넘어가야 할 역사의 한 쪽을 장식한 주인공이라고 말한 바 있는 인사)씨가 이씨와 함께 있었다.
박진목씨와는 자주 만나지는 못했으나 나와 꽤 돈독한 지면(知面)의 사이였고, 얼마 전부터 <통일일보> 부사장 겸 서울지사장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면서, 두 인사가 한 방에 있는 것을 극히 자연스럽게 여기고 이씨에게 먼저 『어떻게 어려운 걸음을? ...』하고 인사를 하고 박씨와도 악수를 나누었다.
이씨는 나의 인사에 『송지영선생 아우님이 진맥(診脈)을 하고 특별히 약을 지어준다기에 왔소이다. 」 하고 대답을 했다. 송지영씨 선친이 한의(漢醫)였고, 그 아우가 또 한방에 조예가 깊다는 것도 나도 알고 있었기에 이씨의 대답 또한 자연스럽게 들렸다.
그러나 어딘가 방안의 분위기가 어색스러움을 깨달았다. 이씨와 박씨 두 사람 사이에서만 주고 받아야 할 어떤 요담(要談) 중에, 나라는 침입자가 뛰어듦으로써 두 분 요담의 허리를 꺾어 버리게 된 것 같은 그런 어색스러움을 나는 느꼈던 것이다. 나는 『송지영선생이 이사장님 오신 것을 일러 주시기에 급한 글을 쓰다 말고 우선 인사라도 드려야겠다고 찾아 뵈었습니다. 아주 급한 글이어서 오늘은 인사만 드리고 돌아갑니다』하고 얼른 그 방을 나섰다. 이씨나 박씨가 그러한 나를 만류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전해 들었지만 그 때 이영근 사장은(이미 고인이 된 지 1년이 넘었고 이 글에서 그 편모(片貌)를 적은 고정훈(高貞勳)씨와, 이 또한 신문기자란 특수직업으로 해서 사람을 널리 만나야 하는 필요성에서 알게 된 나와 동갑인 김철(金哲)씨를 「화합」이랄까 「결합」이랄까를 주선하기 위해 왔던 모양이었다. 고정훈씨와 김철씨는 세상이 다 아는 혁신계 정치인들이었으나, 두 사람이 단합 보다는 「각개약진」을 하는 인상을 주변에 주고 있었다.
결국 이영근씨의 노력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끝난 셈이 되고 만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는 박진목씨의 증언에 근거한 기록이다. 앞에서 이영근씨의 「입·출국」이 자유로워졌고, 주일대사관 고위직책자들과 교유가 있고, 국내 저명 인사들이 이씨를 방문하는 빈도수가 잦아졌다는 나의 전문(傳聞)한 바를 적었지만, 이영근씨는 70년대 후반 서울에 와 김재규중앙정보부장의 직접 안내로 포항제철을 비롯한 산업 시찰을 한 적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김재규중앙정보부장의 직접안내의 산업시찰이었다면 당연히 「청와대」와도 어떤 줄로든 연줄이 닿아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李榮根씨, 박정희대통령 면담 희망 「10·26」 터져 결국 수포로 돌아가 「청와대」와의 연결은 79년 여름에 실체화할 뻔 했었다.
중앙정보부 또는 청와대 어느 쪽이 책임연락망이었는지 그 점은 확실치 않으나 아직은 날짜 미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 어느 날에, 박정희대통령이 면담을 하고 싶어하니 때를 맞춰 서울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이씨가 그「때」를 맞춰 서울로 와보니 박정희대통령은 그가 지정한 면담 날짜 하루 전에 진해(鎭海)별장으로 하계휴가를 가고 서울에 없었다.
이영근씨는 화를 잔뜩 내어 박진목씨에게 「나에게 이렇게 수모를 줄 수 있어요」라면서 다시는 서울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하듯 했다. 이씨의 노기(怒氣)를 가라앉히려고, 사람은 건망증으로 날짜를 잊어 먹을 수도 있고, 상대가 한 나라의 국가원수인 만큼 이쪽에서 그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이번의 박대통령 실수가 오히려 앞으로 더 굳은 인연을 맺는 촉매제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 보면, 창정(倉丁=이영근씨의 아호)이 더 슬기로운 입장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등, 백방으로 이씨의 화를 가라앉히기에 애를 썼다.
나는 『나에게 이런 수모를 줄 수 있어요」하고 노기를 폭발시킨 이영근씨의 남다른 자부심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가정을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국가의 발전을 토대로 한 통일지향의 의지와 신념과 이론과, 그리고 언론(<통일일보>등)을 통해 그것들을 실천해 온 그의 경륜(經綸)의 「자부심」이, 면담 요청을 한 상대방이 대통령이었기에 더한 공허감과 환멸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일은 박진목씨가 이씨의 화를 풀기 위한 설득으로 「이번의 박대통령 실수가 오히려 앞으로 더 굳은 인연을 맺는 촉매제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위로차 한 전망의 말이 적중을 했다. 그 해 9월말쯤 해서 11월6일 청와대에서 면담을 하자는 박대통령의 전갈이 이사장에게 전달됐다. 이사장은 두말할 것 없이 재차 수모를 주지는 않겠지 하고 11월초 서울로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나 일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것도 영원히 수포로 돌아갔다. 박대통령이 이사장과 상면하기로 지정한 11월6일에서 열하루 전인 10월26일 서울 궁정동 「소행사」에서 김재규정보부장이 난사한 권총 몇 발로 세상이 뒤집어져 버린 「10·26」사건이 터졌던 것이다.
이영근씨는 스스로가 언론인이기도 했지만, 상면 미상면(未相面)의 국내 언론 지기(知己)가 많았던 것 같다. 나와 다정한 사이인 <한국일보> 상임고문·논설위원인 김창열<金昌悅>씨도 일컫자면 미상면이면서도 「지기」의 사이였음을 이씨의 별세로 처음 알았다. 김창열씨는 5월26일자 <한국일보> 「김창열 칼럼-토요세평(土曜世評)」에 「통일국가상(統一國家像)」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쓰고 있다.
- (전략) 그와는 일면식도 없으므로 그의 사람됨됨이에 들은 것 이상 덧붙일 것이 없다. 다만 기구하다면 기구한 그의 정치경력과 활동을 들을수록 그에 대한 관심이 더했고, 글로써 발표된 그의 통일론을 읽은 감명이 지금껏 남아있음을 말할 수가 있을 뿐이다. 그의 경력이 관심을 돋우는 까닭 중의 하나는 그의 정치적 입지(立地)와 정견이 남다름이었다. 그는 여운형의 해방전 항일지하조직 「건국동맹」의 창설 멤버 중의 한 사람이었고, 여운형이 이끌던 건준(建準)의 26세 청년 지도자였다. (중략)
그러니 그는 해방 뒤 정국(政局)에서 반탁(反託)편의 앞장을 섰고, 단정(單政)에 대해서는 「오직 제주도 하나만으로도 주권국가를 세워 군정(軍政)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처럼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그다운 민족주의가 그와 조봉암(曺奉岩)의 접점(接點)이다. 이 인연으로 해서 그는 잠시의 비서관 생활을 지내고, 후에 진보당으로 결실이 되는 반이승만 신당 운동에 참여,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구형받기도 한다. 그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병보석 22개월 만에 일본으로 탈출한다. 조봉암의 처형은 그 이듬해 59년이다. (중략)
20년 후 다시 봐도 신선한 統一論「統一後 國家像」 자세히 언급 그의 統一論(중략) 줄거리는, ①남북 분단장벽의 제거 ②통일정부 수립 ③민족 동질성 회복에 이르는 것이며, 이 과제는 ①남북의 통일 지향 ②교류 등 분위기 조성 ③통일 실현의 단계를 거쳐야 풀 수가 있다.
여기에는 온 겨레의 민주적·자주적인 참여―총선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당연한 귀결로 4·19 뒤 학생들이 폈던 「가자 북으로」의 통일운동, 林秀卿양 訪北, 연방제통일안, 南·北·美3자회담, 우리 정부의 4자회담·6자회담도 다 비판 대상이 된다. 물론 이와 같은 그의 통일론에 대하여 異見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통일론이 보여준 洞察力과 先見性은 놀라운 것이 있다. (중략)
무엇보다도, 7·4聲明 전에 쓴 글에 「統一後國家像」을 자세히 언급한 것이 돋보인다. 그가 그린 「統一後國家像」은 ①統一前 행위에 대한 보복 금지 ②獨裁배제 ③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國有·公有·私有의 병존 ④自主外交 ⑤民族同質性 회복 때까지의 聯立정부 등이다. (중략) 그의 주장이 南北간의 吸收統一을 부인하고. 統一로의 접근 가능한 「國家像」을 제시한 것은 틀림이 없다. (중략) 20년의 時差를 두고 읽어 보아도 그의 統一論은 매우 신선하다.
그의 統一論은 오늘의 南北 상황에서 그 값을 더해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 내가 이영근씨를 마지막 만난 것은 89년4월 <통일일보사>에서였다. 로스엠젤레스 교포들에게 강연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문병차 그를 찾았던 것이다. 그때 주필인 이승목씨가 이미 <통일일보사> 관리까지 맡고 있는 듯 했다. 이영근씨의 신색은 그 전해 한양대학 부속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때 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가 내미는 손을 두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는 말했다. 『조동지가 동분서주, 민족을 위해 애쓰고 있어 기쁩니다』 그렇게 인사를 교환한 나에게 이씨는 자기 배를 만지면서 「항암제를 지나치게 넣어 놓아 오히려 고통을 받고 있어요」했다.
나는 내심, 또 한번 놀랐다. 한양대학 부속병원에 입원하기 전 그가 간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암에 걸린 환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사형을 선고 받은 경우와 같은 충격에 빠진다고 들어 왔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통례(通例)는 병원측이나 그 사실을 안 가족이나가 그것을 본인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관행(慣行)처럼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한 통념에 젖어 있는 나에게 이씨는 태연스레(?)「항암제 과다주입」을 말했고 그러기 전 나의 활동(?)을 기뻐하고 격려하는 말부터 했다. 그러고 나서 1년 후 <통일일보사>를 남겨 놓고 그는 갔다.
국내 권위지(權威紙)도 그 기사를 서슴 없이 전재(轉載)하는 경우가 많은 <통일일보>-. 이제 그 <통일일보>의 앞날은 고인으로부터 「민족의 유산」으로 그것을 물려받은 이승목사장의 두 어깨에 매달리게 됐다. 이승목사장과 그 동료 일동을 격려하고 성원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가장 값진 명복의 기원이 되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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